작은 공간이라도 함께 공유하려는 방명국 장로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2년 07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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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손해를 보는 사람과 이득을 얻는 사람이 있다. 어느 집단이든 손해보다는 이득을 얻는데 더 역점을 두고 사업을 전개한다. 일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자신의 양심과 신앙심을 기저로 하여 보는 사람은 성인군자가 틀림이 없다. 자신보다도 이웃이 더 포근한 삶이 되도록 손해 보는 삶을 추구하는 방명국 장로. 어느 스승님의 말씀이 손해를 볼 줄아는 사람이 되어 살아라는 말씀을 인생의 좌우명으로 삼고 오늘도 손해 보는 생활을 하고 있다.

세상에 다시 태어나다.
청계산과 모락산, 왕송저수지로 유명한 의왕시가 그의 고향이다. 그는 2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몸이 허약하여 늘 가족의 걱정을 한 몸에 안고 성장해야만 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까지 병마와 싸워야 했고 가족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의 부친은 6.25때 참전하여 5년 3개월 동안 근무를 마칠 정도로 국가관이 투철했으며 어려운 분들에게는 후덕한 선행을 베푸셨다.
그가 의왕시에서 태어났지만 조부와 아버지는 인근 군포시가 고향이시다. 잠시 의왕에 거주하면서 그는 의왕시 고천에 고향을 두게 되었다. 토지개혁으로 받은 의왕의 땅을 처분하고 그가 다섯 살 때 아버지의 고향인 군포로 오게 되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의 집으로 물건을 팔러 오는 분들이 잠잘 곳이 없으면 하루 묵고 가게 하셨고, 팔리지 않은 물건을 사주시는 등 인본주의적 사상이 충만하신 분이었다. 많은 분들이 그의 집에서 묵고 간 뒤에는 쌀이나 여러 물건이 없어져도 개의치 않으셨고 다음에 다시 와도 잠을 재워주셨다고 한다. 안성에 거주하시는 한 아주머니는 그의 부친의 너그러움에 감격하여 군포로 이사를 올 정도였으니 그의 부친에 대한 후덕함과 인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그가 태어날 당시는 우리나라 전체가 기근에 휩싸여 영양실조와 굶주림으로 고생했던 시기라 그의 모친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친의 젖이 나오지 않자 그의 할머니가 미음을 끓여 그에게 먹여 살아날 정도로 집안에서도 늘 초조와 걱정의 연속이었다. 할머니의 정성으로 태어난 그는 청소년기까지 할머니가 그의 멘토이셨다. 초등학교 입학할 나이가 되자 그는 할머니 손을 잡고 입학식에 갔다. 그러나 입학자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자 할머니는 교장실로 가서 항의 하여 입학을 하게 되었다.
어렵게 그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에 진학을 하려고 했으나 집안이 어려워 그는 중학교 진학을 마음속으로 포기하고 있었다. 그의 담임선생님이 그의 집을 두 번이나 방문하여 중학교 입학을 권유했지만 집안사정으로 흔쾌히 허락을 받지 못했다. 후에 할머니가 이런 사실을 알고 학교에 달려가 중학교 입학서류를 제출해 안양중학교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많은 문학서적을 읽게 되었다. 그는 문학을 통한 자신의 삶을 전개하고 싶어 시인이나 수필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 그에게 고등학교의 진로가 가로 막았다. 가정형편상 실업계로 가야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문계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고뇌를 승화하다.
그는 장남으로서 자신만의 욕심을 챙길 수 없어 안양공고에 입학하게 된다. 그는 학업과 봉사활동에 모범을 보이며 어려운 이웃을 보게 되는 눈을 뜨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그는 청소년적십자단에 가입하여 봉사활동를 시작으로 교회주일교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는 동생과 함께 학생의 신분으로 충남 광천에 있는 고아원으로도 봉사활동을 나가 형제애를 더욱 다지게 되었다. 학생신분으로 봉사활동을 많이 한 그에게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학교장은 봉사 공로상을 수여했다.
그를 오늘에 있게 해 주신 할머니와 갈등이 대학진학문제로 야기 되었다. 사경을 헤매던 그에게 가정형편이 어려워도 귀한 인삼을 누구보다도 많이 먹이신 할머니에게 처음 그는 반기를 들었다. 고등학교 성적이 우수한 그는 문과대학을 진학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할머니는 신학대학에 진학하여 목사의 길을 가길 원하셨다. 그가 신학대학을 가기 싫어한 이유는 그가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과 신도들이 싸우는 모습을 본 뒤였다. 그에게 그동안 신성하게 보였던 종교관에 큰 상처를 주고 말았다.
영혼이 깨끗한 그에게는 신학보다 자신의 꿈인 문학도가 되어 세상을 글로 복음 시키고 싶어 했다. 문과대학 진학을 완고히 반대한 할머니는 신학대학을 포기하려면 결혼을 하라는 것이었다. 그는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을 하고 선을 봐야했다. 그는 할머니가 소개해 주신 처자와 선을 한 번 보고 처갓집에 인사를 하러갔다. 처갓집에서는 회사직원보다 철도공무원이 되라는 조건으로 내 놓았다.
그는 다니는 회사를 그만두고 철도공무원 채용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고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는 글 쓰는 것과 여행을 좋아하여 철도공무원은 자신의 적성과도 맞아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하게 되었다. 그는 75년도에 철도청에 입사하여 현재까지 38년간을 근무하고 있다. 그가 재직 중에 역무경기대회에서 경기도 1등, 전국대회 3등을 차지하는 등 모범적인 공무원생활을 전개했다. 안양에서 근무하면서부터는 레인보우봉사단에 입단하여 외국인 다문화가족을 위한 교육, 후원 등에 참여하고 있고 순종어린이아동센터의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가 다니고 있는 영광교회에서는 장로직을 맡아 어르신, 미화원들에게 사랑의 후원을, 경로당 등에는 방문하여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그는 철도발전과 봉사활동으로 철도모범공무원 상을 수상했고 지역에서 할머니와 부모님께 효성이 극진하여 군포시 효자효부상을 받기도 했다.
이웃과 늘 함께 했던 그에게도 큰 아픔이 있었다. 그가 가장 사랑하고 의지했던 동생이 교통사고로 타계한 것. 동생과 함께 봉사 활동할 때 가장 행복하고 형제애를 느꼈던 그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을 두 달 남겨두고 난 사고의 주범이 중학교 은사님이라는 사실에 그는 더 큰 고통을 받아야 했다. 그는 교회에 가서 "하나님 제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정말 원망스럽습니다."라고 말하며 종교적 방황을 시작했다. 그뿐만 아니라 운전자체를 하지 않게 되어 지금까지 운전을 하지 않고 있었으나 봉사활동을 더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지금 운전을 다시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은사의 길로 가다.
그가 방황을 하는 동안 아버지는 매일 술로 사셨고 그로 인해 돌아가시는 아픔을 또 맞게 되었다. 동생과 아버지를 모두 잃은 그에게 남은 것은 집안의 가장이라는 것이었다. 결혼하지 않은 여동생 2명, 할머니, 어머니를 공양해야 할 처지에 놓이자 그는 다시 종교적 힘을 받고 싶어 했다. 다시 교회생활에 더욱 충실하게 되었고 그는 틈틈이 글을 쓰며 자신을 다스리는 길로 가야했다. 분노와 원망보다 더 큰 세계를 향해 그는 바쁜 업무에도 국문학을 전공하기 위해 방송통신대학에 입학을 했다. 6년간 공부를 했지만 졸업은 못하고 수료에 그치고 말았다.
그가 교회를 나가게 된 사연도 할머니와 연관되어 있다. 그의 할머니는 당집에서 밥을 해주시며 생계에 도움을 주셨다. 할아버지께서는 1943년 여름에 일찍 돌아가시고 어린 삼나매를 홀로 키우시던 어느 날 삼남매가 할아버지를 앗아간 그 돌림병에 걸렸다. 무당도 고치지 못한다고 고천에 있는 성결교회로 가보라고 해서 교회와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당시 고천 성결교회가 용하다고 소문이 나서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양실조에 걸려 있던 사람들이 교회에 가서 충분히 영양을 보충하니 정상적으로 완쾌될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는 그 고마움으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그 또한 교회에 다니는 계기가 되었다. 할머니의 정성으로 고모 두 분을 비롯해 아버지가 돌림병에서 벗어났고 무당은 할머니에게 교회는 나가돼 자신의 집에서 일을 계속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손해 볼 줄 아는 사람이 되라.'를 강조하며 문학의 길을 가도록 일깨워준 한기수 선생님을 가장 존경한다고 한다. 언제나 스승의 길을 가셨고 제자들에게 용기와 미래를 열어준 그의 스승을 닮고 싶어 한 그는 스승이 남긴 '앙금'이라는 작품을 읽고 한 없이 울었다고 한다. 앙금이라는 작품 속에는 자신의 결백과 남을 의심하고 믿지 못하는 인간의 경종을 올리는 내용이 있다고 한다. 그때부터 그는 손해를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자! 라고 좌우명을 세웠다고 한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특기와 장점을 최대한 계발하라고 일러준다. 학력만 있고 소신과 용기가 없는 자는 아무 것도 얻을 수가 없다고 한다. 그동안 기성세대의 잘못된 사상으로 교육을 받은 청소년들은 모두 피해자라고 한 그는 우리사회의 학력 인플레이션에 경종을 올리고 있다.
자신이 있는 공간에 만족하지 않고 이웃에게 그 공간을 함께 하려는 그는 높은 직책과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에 맞게 소외되고 있는 청소년, 어르신에게 자신을 은사하고 있다. 낮은 곳에서 낮은 자세로 은사에 임하는 그가 원하는 세상은 우리들 마음에 달려 있다. 언제나 이득을 보고 손해보려고 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어떠한 희망과 미래가 없다. 그가 경종을 울리고 있는 사회의 모순을 우리 스스로 소멸한다면 은사의 세계가 곧 도래할 것이다.

약력

의왕출신
해태제과 입사
지적확인환호응답경기대회 1등
역무경기 경기도대회 1등, 전국 3등
철도모범공무원상 수상
군포시 효자효부상 수상
현 철도공사 차장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

입력 : 2012년 07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