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삼강나루 군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5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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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헤럴드 상임고문 이성제
오늘은 2025년 들어서 가장 추운 날씨 같다. 군포시청 앞에서 경기헤럴드 2025년 고향 땅 밟기 워크숍 사전답사를 위해서 필자와 관계자 두 명이 모여 출발했다. 온기가 없는 차 안은 너무나 추워서 벌벌 떨었다. 이게 무슨 고생인가 생각하며 어느 정도 지나가니 차 안도 온기가 가득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면서 필자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정상에 싸여 있는 설경이었다. 유럽 어느 국가보다도 멋있는 설경이었다. 치악산, 주흘산 정상의 설경은 오직 겨울 한 철에만 볼 수 있어 그 의미를 더했다.
마침 일행 중에 전방에서 근무한 분이 계셔서 군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전개됐다. 필자도 군대 생활에서 누구보다도 국가관이 투철했고 훈련도 고된 부대에서 근무했다. 사실 군인은 눈이 오는 날이면 고된 하루였다. 연병장이나 부대 일대 눈을 치우는 일은 군인 모두의 일과였다. 지금은 어떠한지 모르겠다. 필자가 군대 생활할 때는 모든 도구를 우리 군인들이 제작하여 눈 제거에 사용했기 때문에 눈 오는 날은 낭만보다 정말 피곤할 정도로 고됐다.
과거 군대 생활을 뒤로하고 지금의 설경은 마음이 치유되는 광경이 되어 사전답사를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헤럴드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종호 박사는 오직 워크숍이나 사전답사일 때만 힐링하는 시간을 갖는다. 거의 360일 사무실에 나와 각종 자료나 기사, 사설을 작성하여 늘 선비 같은 생활을 하는 것을 필자는 직접 보고 경험하고 있다.
오늘따라 임 대표가 너무 행복해 보였다. 밖에는 추워서 다니기 힘들 정도로 찬 바람이 불지만 차를 운전하면서 자연현상이나 지형 등을 설명해 주는 모습에서 전공자의 참모습을 보니 한편으로는 대학에 교수로 재직하였으면 얼마나 많은 업적을 남겼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번 워크숍의 최종 목적지인 경북 예천군 삼강나루에 도착했다. 삼강나루에 도착하니 강바람이 너무 셌다. 몸을 움츠리고 삼강나루에 들어가니 군밤 냄새가 났다. 셋 모두 군밤 냄새가 나는 곳으로 들어갔다. 군밤을 파시는 인심이 후해 보이시는 어르신이 군밤을 먹어보라고 한 줌의 군밤을 주셨다. 어린 시절 먹어본 그 군밤의 맛이었다. 우리는 감사한 마음으로 세 봉지를 사고 군밤을 맡겨 둔 체로 삼강나루의 일대를 들러 봤다.
너무 추운 날씨로 인해 우리는 차에 타기 바빴다. 한 5분 운전하다 군밤 이야기가 나와 군밤을 놓고 온 것을 알게 되어 모두 한탄했다. 차를 돌려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 허전한 마음으로 군포로 달렸다.
고속도로를 타기 위해 예천에서 점촌을 향해 달렸다. 어느덧 점촌 시내가 눈에 들어왔다. 점촌은 필자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닌 곳이기도 하다. 예 추억과 부모님에 관한 생각이 절로 났다. 달리는 차 안에서 뛰어놀던 집 마당이 보였다. 동창회 때마다 내려오는 고향이지만 차 안에서 보는 고향은 왜 그런지 아련해졌다. 또한 이번 워크숍 사전답사는 고향의 향수와 어린 추억을 상기 시켜준 귀한 시간이 되었다.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5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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