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어른은 어른스러워야 존경받아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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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박사·시인 임종호
자신의 흠이 많으면서 아랫사람에게 완벽을 요구했던 시절이 있었다. 권위적이고 사대주의가 팽배했던 시절은 자기중심적 사고가 매우 컸다. 자신의 말이 곧 명령이고 따라야 내 사람으로도 취급했다. 이에 반하거나 말대꾸라도 하면 돌아오는 것은 보복이고 미래가 말살되었다.
그것도 아주 비굴하게 보복을 했다. 같은 동료를 시켜서 하든지 아니면 바로 위사람이 말도 되지 않는 구실로 한 사람의 인격체는 물론이고 삶자체를 빼앗았다. 소위 조선시대 반상이 생각나기도 한다. 양반은 상인을 질타하면 상인은 노비를, 같은 노비는 백정을 사람취급하지 않듯이 우리들의 정신에는 조선시대의 반상이 무의식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듯하다.
작금에 법무부장관과 평검사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것 같다. 법무부장관의 SNS에서 지지자들도 상당수 있고 이에 반하는 것도 있었다. 법무부장관과 평검사 간의 갈등은 누가봐도 법무부장관이 손해이다.
어른과 아이가 싸우면 무조건 어른이 욕을 먹게 되어 있다. 급이 다르다. 장관은 장관의 수준에서 행정을 집행하면 된다. 일일이 간섭하고 관여하면 격이 급격히 떨어진다.
필자는 법무부장관도 추후에 토사구팽당하지 않을까 연민이 든다. 법무부장관이 추구하는 정치목적에서 멀어진다면 결국 남는 것은 검찰과 다툰 상처뿐이다. 검찰조직에서 만연해진 법무부장관의 불신은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이에 동조한 한 검사에게 정치검사라는 말을 듣게 되어 법무부장관을 지지하는 검사는 제2의 정치검사로 오인받을 수 있어 법무부장관을 지지하는 검사는 많지 않아보인다.
개혁은 본인이 손해보면서 해야 결실이 좋다. 본인들은 일체의 손해도 보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만 요구하면 수용할 집단과 조직은 없다. 더욱이 인사관리는 개혁의 중심이다. 친정부와 가까운 인사를 요직에 배치하여 개혁한다면 누가 인정하고 수용할지 판단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친정부와 가까운 인사가 개혁의 선두에 선다면 보복성이 대두되고 새로운 라인이 형성되어 추후에 적폐대상내지 제거대상이 될 뿐이다. 중립적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고 개혁을 전개했으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를 도출했을 것이다.
개혁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4년 동안 검찰개혁을 외치면서 오늘에 까지 왔다. 검찰개혁 하나하는데 4년이나 걸린다는 것은 무능력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 필자가 보기에는 단순하고 가장 쉬운 것이 개혁인데 뭐 그리 요란스럽게 떠들면서 하는지 모르겠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반상과는 다소 차이는 있지만 검찰총장과 관련된 사건을 재수사하고 압박하는 모습은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와 반대되는 모습이다. 검찰총장을 비판했던 야당 국회의원들의 주장을 묵살하고 검찰총장을 두둔했던 여당 국회의원들이 지금은 공격수로 유명세를 날리고 있다.
불과 1년이 조금 넘었다. 여기에 법무부장관까지 합동으로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정치에서 정치의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기 어렵겠다는 마음이다. 정치는 상대방을 이겨야 하지만 내면에는 인간미와 양심이 있어야 한다. 법무부장관이 평검사와의 결투하는 모습이나 검찰총장의 인사청문회 때의 여당 국회의원들의 모습으로는 어떠한 개혁을 외쳐도 국민들은 수용하기 어려울 같다.
이제라도 정치꾼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젊은 평검사가 가진 시간이 현재 정치인들이 가질 시간 보다 더 유용해 보인다. 서로 지지하는 자들도 자중의 시간이 필요하다.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1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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