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임대차 갱신과 채권자의 아파트 인도청구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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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누리 대표변호사 하만영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갱신거절 의사를 밝히지 않아 묵시적으로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었다면, 임차인이 카드사의 전세대출금을 갚지 못했어도 채권자인 카드사가 임대인을 대위하여 임차인을 상대로 아파트의 인도를 요구할 수 있을까? 정답은 없다.
임대인 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를 임차하여 거주하고 있던 A씨는 2015년 11월 카드사로부터 대출기간을 2015년 11월 18일부터 2017년 11월 17일까지 2년으로 정해 전세자금 7,130만원을 대출받으면서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7,130만원을 담보로 제공하는 근질권설정계약을 맺었다. A씨와 카드사간 근질권설정계약서에는 ‘대출기간의 종료로 대출금을 즉시 변제해야 할 때 임대인의 요구가 있는 경우 아파트를 임대인에게 즉시 명도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아파트를 임대인에게 넘기고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하게 되면 거기에서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카드사의 의도였다. 임대차기간을 2013년 12월 23일부터 2016년 1월 31일까지로 정하여 거주해온 A씨는 2016년 2월 임대인과 사이에 임대보증금을 73,274,000원으로 증액하고, 임대기간을 2016년 2월 1일부터 2018년 1월 31일까지로 변경하는 내용으로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였다.
그러나 A씨가 2017년 11월 카드사와 대출약정 만기일이 지난 후에도 대출금을 변제하지 아니하자 카드사는 다음 해인 2018년 3월 A씨에게 대출금 원리금 합계 75,725,294원의 변제를 최고하고 근질권설정계약서에 따라 아파트를 임대인에게 인도하고 대출금을 반환하라며 소송을 내었다. 카드사는 승소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1심과 2심은 A씨에게 위 대출금과 원리금을 모두 변제하고, 아파트도 임대인에게 인도하라고 원소 승소 판결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2020. 7. 9. 원심판결 중 아파트 인도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다223781). 대법원은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원심 변론종결일까지 임차인인 피고를 상대로 민간임대주택법 시행령 제35조 내지 임대차계약의 갱신거절 등에 관한 표준임대차계약서 해당 조문에 나오는 각 호의 사유를 제시하면서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바가 없고, 오히려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18. 2. 1.부터 갱신되어 여전히 존속 중임을 전제로 증액보증금 등의 납부를 피고에게 구하였을 뿐이며, 피고는 이러한 청구에 따른 이행을 이미 마친 상태라고 할 것이므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임대인으로서 2018. 1. 31.부로 종료될 예정이던 임대차계약에 대한 갱신거절을 더 이상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지 아니한 채 2018. 1. 31. 기간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보아 이 사건 아파트의 인도청구를 인용한 원심은 임대차계약 갱신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하였다. 즉 임대차계약이 갱신되었으므로 채권자인 카드사도 A씨에게 아파트 인도를 요구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상담문의 031-387-4923).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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