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주 52시간 근로제, 약인가 독인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04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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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 전교장 장세창
2020년은 50~299인 사업장에서 주 52시간 근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해이다. 어떤 이는 52시간 근무로 웃고, 또 어떤 이는 52시간 근무제에 난색을 표한다. 이유는 저마다의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라면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할 가능성이 높다. 대체인원이 많고 시스템도 나름대로 잘 갖춰져, 근로시간을 축소한다고 해도 어떻게든 일을 돌릴 수는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비책이 미흡하거나 없는 중소기업은 ‘울기` 직전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나름의 방책을 준비했다. 300인 미만 기업들에 1년간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인데, 실제로 300인 미만 기업 2만 7천여 개 중에서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지 못한 사업장은 4200여 곳 정도로 추산된다. 그렇기에 정부는 지원을 강화하고, 1년간의 계도기간 중에는 장시간 근로 감독 등 단속대상에서 제외하며, 근로자 진정이나 고발 등으로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어도 6개월의 시정기간을 준다.
이 기간 내로 기업이 자율적 개선안을 보인다면 처벌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뿐만 아니다. 인력채용의 소요비용을 지원하고, 일자리함께하기 및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등 각종 정부지원사업의 예산을 최대 2배까지 늘려 정부가 직접 중소기업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만약 내국인 구인이 어려워 몸살을 겪는 기업이 있다면 외국인의 고용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도 수정할 예정이다. 여기까지가 정부의 입장이었다면, 이젠 재직 직장인들의 입장을 들어 볼 차례다. 모 포털사이트가 중소기업 재직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주 52시간근무제 후 실감하는 변화’를 설문에 올린 결과, 거의 절반이 수렴하는 49.2%에게서 예상 외의 답변이 나왔다. 바로 ‘주 52시간제 도입 이전에 이미 주52시간 이하로 근무 중이었다’고 말한 것. 한편, 도입 이전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던 직장인 50.8% 중 26.1%의 직장인들은 ‘2018년 7월 이후 주 52시간제로 근무하고 있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리고 나머지, 24.7%의 직장인들은 지금도 변함없이 주 52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고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변화로는 회사에서 머무는 시간이나 근무시간이 짧아졌다는 것이 응답률 36.0%로 1위(복수응답)를, 야근을 장려하던 회사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 32.9%로 2위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퇴근이 빨라졌다는 답이 22.2%, 휴가 사용이 전보다 자유로워졌다는 답이 22.0%로 3위와 4위를 이었다. 하지만 일부 직장인들은 여전히 한숨짓는다. 추가로 받던 수당이 이젠 근무하지 않으니 나오지 않는다는 이들도 있고, 말이 주 52시간이지 사실상 거의 지켜지지 않는, 제도의 변두리에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 이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마음이라도 편하게 오래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정해진 시간 안에 격무를 전부 처리해야 하니 더 괴롭다는 의견도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직장인의 `워라밸‘을 한 단계 올려 준 개선책이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등을 애꿎은 직장인들이나 중소기업 오너, 제3의 누군가에게 튀게 해 ‘결국 다시 돌아올 화살’로 남게 해선 안 될 것이다.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04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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