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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총성 없는 한·일 전쟁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12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일본이 예고한대로 한국을 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인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의결했다.
7일 공표 후 28일부터 시행되면 지난 달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으로 시작되는 수출규제 대상이 사실상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전 분야로 확대되는 것이다. 규제가 강화되는 일본의 전략물자는 1194개 품목이며 이 가운데 영향이 큰 품목은 159개 정도다. 각의 결정이 나오자 문재인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일본의 부당한 경제보복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를 단호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즉각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일관계가 1965년 국교 수립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것이다. 일본의 조치는 세계 자우무역 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무역의 무기화는 촘촘하게 얽혀 있는 세계적 분업체계를 무너뜨리는 비열한 행위다. 무엇보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6월 주요 20개국(G20)정상회의에서 “세계 지도자들이 자유롭게 공정하면서도 차별 없는 무역정책의 필요성을 분명히 확인했다”고 한 자신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아시아에서 한국만이 우대조치 대상국이었는데 그걸 대만 등 다른 아시아국들과 같은 급으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보복이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참으로 궁색한 궤변이다.
국제사회는 전력물자의 위험국가 수출을 막기 위해 4대 체제를 만들어 왔고 여기에 29개국이 가입해 이를 준수해왔다. 이들 29개국 대부분은 서로 수출허가를 간소화해 주는 백색국가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동안 4대 체제에 가입한 29개 국가 중 백색국가에 포함된 나라를 나중에 제외한 사례는 한 건도 없는데 일본이 처음으로 한국을 뺀 것이다. 일본 백색국가 제외 이유로 한국의 전력물자 수출통제가 잘 안 된다는 점을 든 것도 터무니없는 억지다. 한국이 전략물자 수출통제 면에서 일본보다 더 엄격한 것은 공지의 사실이다.
외교문제를 경제로 보복하기 위해 전혀 연관성 없는 안보논리를 끌어댄 ‘견강부회’다. 아베 신조 정부가 이번 각의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하는 것이다. 우리정부의 대응은 전략적이어야 한다. 아베 정부 결정의 부당성을 비판하는 여론전은 더 단호하게 원칙적으로 펴나가면서도 여러 경로의 외교채널을 가동하는 외교적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백색국가 제외 결정 공표 후 3주의 유예기간이 있다. 경우에 따라 그 시간은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외교협상의 출구를 막는 극단적인 강경책을 피해야한다.
결국 한일 양국 정상간 담판으로 상황을 정리하는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상황관리를 해나가야 한다. 문 대통령의 8·15광복절 기념사와 10월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 등이 고비가 될 수 있다. 미국 카드를 통한 상황 급반전만 기대하고 있어선 안 된다. 일본의 보복은 안 그래도 침체에 빠진 한국경제를 더욱 미궁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지금 최대 피해자는 기업이다.
정부는 “충분히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기업은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숨죽인 채 상황을 지켜보는 초비상 상태다. 정부는 반도체 호황과 세수 풍년에 기대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면서, 기업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반기업 정책을 서슴없이 밀어붙여 왔다. 일본의 보복으로 위기에 몰린 기업들을 안에서 발목 잡는 일을 해선 안 된다.
기업 활동을 억누르는 일련의 반기업 정책을 수정하고 과도한 노동 평향기조를 전환해야 한다. ‘죽창가’, ‘의병’, ‘거북선’같은 감정적 선동은 자제하고 냉정하게 현실적 대응책과 전략을 짜내야 한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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