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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 광주항쟁 이젠 서로 껴안을 때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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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5·18 이 국가기념일이 돼 정부가 기념식을 주관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부터다. 김영삼 정권에서 5·18 재평가가 이뤄진 결과다.
첫 기념식에 대통령 대신 고건 총리가 참석했는데 “오늘을 계기로 모든 국민이 관용하고 화합하는 출발점이 되자”고 기념사를 했다. 그런데 기념식이 끝난 뒤 YS정권을 규탄하는 대학생 시위가 벌어졌다. 그 와중에 김 대통령 화환이 쓰러 졌다. 첫 기념식 풍경이었다. 대통령이 기념식에 처음 참석한 것은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다. 직접 관련자이기도 한 DJ는 “만감이 교차 한다”며 기념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런데 전날 ‘386 운동권’출신 민주당 의원 등이 광주에서 술 파티를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운동권 정치인들의 민낯이었다. 보수정당 대표의 기념식 참석은 2001년 이회창 총재가 처음이었다. 대학생 몇몇이 “반통일 세력 물러가라”고 구호를 외친 것 외엔 별다른 충동이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야당 대표인 2004년 처음 참석했는데 그를 대하는 지역 분위기는 우호적이었다. 오히려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기념식장을 찾았다가 ‘대미 굴욕외교 사과’를 요구하는 대학생 시위 때문에 뒷문을 통해 입장하고 빠져나가는 일이 있었다. 보수정권 들어서는 기념곡 ‘임을 위한 행진곡’이 늘 논란이었다.
이전에는 참석자들이 함께 부르는 ‘제창’이었는데 식전 행사로 밀렸다가 합창단이 부르는 ‘합창’으로 바뀌었다. 5·18 단체들이 반발했고 행사 불참. 별도 기념식 진행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사흘 뒤 ‘행진곡’제창을 지시했다 18일 광주에 내려간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통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한국당을 공격했다.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나오는 현실이 부끄럽다”고 했다. 조국 수석은 야당을 향해 “괴물이 되진 말자”고 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5·18 단체회원들의 육탄항의와 “물러가라”는 구호를 마주해야 했다. 물병과 플라스틱 의자가 날아들었다. 한국당 측은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기념식장에서 대표와 고의로 악수하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기념식은 시끄럽긴 했지만 이 정도로 살풍경은 아니었다. 화합이란 말이 사라진 채 반쪽이나 다름없는 행사가 됐다.
올해는 5·18 39년으로 이른바 꺾어지는 해도 아닌데 유난히 크고 소란스러운 추모식이 됐다. 더구나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광주를 방문하려는 황 대표에게 ‘사이코패스’운운한 것은 있을 수 없는 막말이다. 이런 수준이라면 ‘5.18 망언을 솜방망이 처벌했다’고 비난하는 목소리가 쑥스러워 울 정도다. 5.18은 불의와 독재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고자 노력한 숭고한 시민운동이다. 4.19혁명과 함께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에 큰 획을 그은 역사적 사건이라고 현실과 역사의 법정에서 심판이 이미 끝났다. 그런데도 논란은 거듭되고,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견제하는 건강한 야당 이야말로 민주주의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그러자면 한국당은 5.18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일에 누구보다 앞장서야 한다. 40주년을 앞둔 지금이야말로 광주민주화운동을 더 큰 민주주의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진정성을 보일 기회다.
그래야만 우리 모두 과거의 상혼을 뒤로하고 화합으로 갈 수 있다. 징계가 ‘징계 쇼’가 아니란 걸 보여주는 건 아주 작은 출발점이다. 대통령 부인이라면 야당 대표와 웃으며 악수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더 나았을 것 같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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