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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처가 호칭의 차별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2월 09일


시인·이학박사 임종호

요즘은 소재 한 가지를 가지고도 차별을 표현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어떠한 것이 차별이고 문제인지에 대한 것들을 개인보다는 사회에 돌리려고 긁어 부스럼 만드는 사례도 종종 있다.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화하여 이슈를 만들고 주목을 받으려는 경향은 다양성이 요구되는 사회문화에서 자연스러운 발로이겠지만 우리 전통과 관습에 쉽사리 정착되지는 못할 것 같다.
1970년대 정부의 주도하에 신정을 장려한 경우가 있었다. 신정과 구정으로 나뉜 설 문화가 혼동을 가져다 주었고 결국 구정을 중심으로 대국민 이동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당시 신문명을 받은 사람과 사회지도층 중심으로 신정에 앞장섰지만 전통적인 구정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에는 시댁과 처가댁 식구에 대한 명칭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여성쪽에서 명칭에 대한 차별을 제기하여 일부 기관에서 명칭변경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명칭에 대한 것은 대중의 수용과 실용성이 있어야 하는데 일부에서 제기하는 명칭을 보면 실현 가능성이 어려워 보인다. 또한 명칭에는 고유성과 의미가 함축되어 있어 사물의 구분을 용이하게 해 주어야 한다.
지금 '성별 비대칭적 가족호칭 설문조사'를 통해 방안을 제시할 것 같은데 주로 제기되는 것이 남편의 동생은 도련님, 아가씨로 높여 부르는 반면에 아내의 동생은 처남, 처제로 호칭하는 것이 성차별적이라는 것이다. 부르기 좋고 호감도가 높은 호칭으로 바꾼다면 누구나 찬성할 것이다.
필자는 호칭에서 주는 차별도 문제가 있지만 행위자들의 어른스럽지 않은 습관에 의한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 남편과 아내가 사용하는 말을 살펴 보더라도 대부분 아내들은 존대어를 남편들은 반말을 주로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내가 나이가 많던 적던 간에 부부의 연을 맺으면 남편들은 말을 놓기가 일쑤이고 처가댁의 동생들에게도 거의 말을 놓다보니 행위로부터 오는 차별이 호칭에까지 이어졌다. 남편이 현재 처가에 사용하고 있는 호칭을 사용하면서 아내가 남편 식구를 대하듯이 동등하게 생활했더라면 오늘의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는 결혼을 하고 나서 아내의 남동생과 여동생들에게 존칭을 사용해 왔다. 처음에는 처가식구들이 다소 불편해 하는 느낌을 받았지만 계속 존칭어를 사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상호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손아래 동서들도 필자를 따라서 존칭을 사용하고 있다. 지금까지 처가와 필자와의 관계에서 처가에 사용하는 호칭으로 차별을 느낀 적이 없다. 또한 처가식구들도 서로 존중하는 마음으로 어떠한 차별을 갖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같이 남자들이 호칭의 고유성보다 자신이 편한대로 상대하다보니 처가 식구들을 다소 낮게 보는 가치관을 갖게 됐다. 호칭이 도련님 아가씨 처남 처제의 문제도 차별을 느낄 정도가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호칭이 상호 차별이 없고 구분이 잘 되어지는 좋은 호칭으로 개선되면 좋겠다. 그러나 구정, 신정처럼 대중의 호응이 없는 명칭변경은 오히려 혼란만 가져올 수 있다. 필자는 명칭의 변경보다 사람 차별에 대한 그동안의 잘못된 관습자체를 평등하게 고쳐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9년 02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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