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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특별칼럼>`KT 화재 통신대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8년 12월 06일
ⓒ 경기헤럴드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중앙회 나경택 총재

서울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로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일대와 경기 고양시 일부지역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안전이 위협받는 재난 수준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전화선 16만 8000회선과 공케이블 220세트가 파괴되면서 해당 지역의 KT이동통신,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IPTV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카드결제 단말기 등이 먹통이돼 식당, 상점, 등은 영업 손실을 보았다. 특히 병원 전산망이 멈춰서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고 경찰관서의 112시스템과 범죄신고 전화까지 불통이 됐다.
사고가 주말이 아닌 주중에 났다면 피해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재 진압 후 복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정보통신기술(IC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단 한 번의 화재로 국가 기능 마비 수준의 사태가 발생하는 취약한 시스템 민낯을 보여준다. 사고원인으로 통신망에 대한 허술한 방재 시스템이 지적되고 있다. 서울 5개 자치구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설비가 설치된 통신구에 화재 방지 장치라고는 있으나마나한 소화기뿐,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현행 소방법은 통신구의 길이가 500m 이상인 경우에만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 설치를 규정하고 있는데 아현지사 통신구가 아예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화재 발생 시 대형재난이 예상되는 핵심시설에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는 법체계도 문제지만 자체적으로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은 KT의 잘못도 크다. 사고 시 가동할 ‘백업(비상가동)’통신망을 마련해 놓지 않은 것도 피해를 키웠다. 문제는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과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이다.
KT는 일단 보상과 관련해서는 피해를 본 유·무선 고객들에게 1개월치 요금(직전 3개월 평균사용 요금 기준)을 감면하기로 했다. 이는 약관에 정해진 금액보다는 많은 보상이다. 하지만 막대한 영업피해를 본 소상공인들이 문제다. 이들 상당수가 주말이 대목인 영세상인들이다. 배달앱라이더나 대리운전 기사들도 손해를 봤다. 과거에도 통신사고로 상인 등이 피해를 본적이 있지만 보상이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 KT는 피해자들이 실질적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해 통신망이 밀집된 통신구에 화재방지 시설을 확충하고 주기적인 안전점검 체계를 갖춰야 한다.
필요하다면 소방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할 필요도 있다. 사고 발생에 대비한 백업망 설치와 통신사들 간 우회를 확보 방안 등도 마련해야 한다. KT혜화타워는 국내 중요 정보통신망이 집중된 통신의 심장이면서 국내 인터넷망이 해외로 연결되는 관문이다. 국방부 훈령인 ‘국가중요시설 지정 및 방호 훈령’에 따라 국제위성지구국, 해저통신중계국, 국가기관전선망, 전화국 등 주요 정보통신시설과 전력 통신 상수도 가스 등을 대도시 지하공구 시설은 국가중요시설로 분류된다. 과기부는 통신국을 A, B, C, D급으로 나눠 A~C급에 대해서는 직접 점검한다. A급인 혜화타워의 방호가 이렇게 허술할진데 다른 통신국은 말할 필요도 없을 듯 하다.
화재가 난 아현지사는 D급으로 분류돼 통신사의 자체 점검에 맡겨졌다. 유영민 과학기술부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주파수는 국가 재산을 통신사가 빌려서 그걸로 사업을 하는 공공재 성격이 강한데 개별 기업의 경영 활동에 맡겨왔다”며 기업의 잘못인 것처럼 말했다. 2001년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이 만들어졌지만 이 법은 전자적 침해 행위로부터의 보호만을 목적으로 한다. 정부와 통신업계가 해킹 등 온라인에서의 침해를 막는 데만 관심을 기울인 사이 보안의 기본인 오프라인에서의 방호에는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급속한 통신기술의 발전을 우리의 인식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8년 12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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