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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반려동물과 몰래카메라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8년 12월 05일
ⓒ 경기헤럴드


논설위원·전 교장 장세창

요즈음은 우리나라도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대가족이 핵가족으로, 핵가족이 1인 가구 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 가구로 사회 모습이 변하고 있다. 종전의 애완(愛玩)동물에서 지금은 반려(伴侶)동물로, 주로 사용하는 어휘도 바뀌었다. 곁에 놓고 아끼는 것이 아니라 일생을 함께하는 친구이자 벗이라는 뜻인데, 이 반려동물을 제대로 챙기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주인이 집을 비울 때 이 반려동물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므로 요즈음은 외부활동 중에도 집의 반려동물을 볼 수 있도록 설치하는 원격조정용 CCTV인 IP카메라가 각광받는다. 그러나 이 중계 카메라에는 황당무계한 부작용이 따른다. 서비스의 보안상 허점을 찾아, 사이트를 해킹하여 몰래카메라로 활용하는 범죄들이 적발된 것이다.
최근에도 몇 명의 남성들이 중계 사이트를 해킹해 IP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여성들의 사생활과 관련 된 영상을 빼돌린 것이 이슈화된 바 있다. 담당 수사관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독신 여성들을 노린 범죄라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IP카메라 서비스를 신청한 가구가 주로 1인 가구 및 원룸인 만큼, 안전을 위해 설치한 중계서비스가 몰래카메라의 플랫폼으로 변질 돼 버린 것이다. 비단 이번 IP카메라 해킹뿐만 아니다. 하루에도 몇 건, 한 달에도 수십 건씩 전국에서 몰래카메라 불법 촬영 범죄가 적발되고 있다. 여성 인권이 높아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커진 시대에 왜 불법 촬영은 근절되지 않는 걸까. 관련된 특별법과 최근의 판례만 보더라도 처벌의 수위는 전보다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숙박업소, 수영장 탈의실 몰래카메라, 일베(일간 베스트 저장소) 여친 몰카 사건, 지하철 불법촬영 등 유사범죄는 상승하는 추세다.
경찰 발표에 의하면 IP카메라 이용자들이 보안시스템에 대한 주의와 관리가 부족하여 시스템을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거나 비밀번호를 변경하는 등 신경을 조금만 더 썼더라면 상당수의 해킹에 매우 취약한 IP카메라의 헛점을 미연에 방지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사회적 대안의 부재와 더불어 몰래카메라 불법촬영의 사회∙도덕적 인식 미흡에 도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지하철에 <마음의 창>이라는 거울을 설치하고 몰래카메라의 경고를 주지시킨들 큰 성과는 없다. 그 보다는 시민의 의식 수준을 바꿔야 한다. 몰래카메라의 불법 촬영이 또 다른 어둠속 사람들의 불법과 취미생활이 아니라, 피해자의 삶을 짓밟는 폭행이며 사회적 중죄임을 인식시켜야 한다. 실제로 몰래카메라에 당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심신미약, 습관성 불안감 및 우울증,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손 떨림 등 다양한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성범죄가 계속 답습된다면 지난 11월13일 새벽에 일어 난 ‘이수역 폭행사건’ 같은 사회적인 젠더 갈등 역시 꾸준히 심화될 것이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고 분노가 더 심한 범죄를 조장하는, 끊기 힘든 악순환의 고리가 연출될 것이다. 그러므로 관계 기관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불법 촬영에 대한 인식 개선과 불법물 유통망 타진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각종 매스컴, SNS 활용 등을 통한 홍보, 전문가의 강연 등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전반적인 사회인식을 변화시킬 때에야 우리는 몰래카메라 불법촬영과 유포의 위협으로부터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8년 1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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