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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한장의 손편지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8년 11월 08일
ⓒ 경기헤럴드



논설위원·전 교장 장세창


TV에서 사극을 보다 보면 간혹 양반들이 두루마기로 된 서신을 노비를 시켜 심부름을 보낼 때가 있는데, 어려운 한문을 모르는 노비가 그걸 펼쳐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오래 전에는 한문으로 편지를 썼겠지만 모든 백성들에게 보편화될 수 있는 한글이 창제된 세종대왕 이후 언문이라고 폄하 당하기도 했던 한글을 쓸 때가 진정한 의미에서 일반적인 편지의 유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지난 수십 년 동안의 급격한 산업발전은 우리를 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 시대로 변화시키면서 소통의 수단을 다각화 시키고 있다. 전에는 손으로만 써야 했던 편지를 타자로 치고 이후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이 메일로 많은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문서를 전하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언제 어디서나 모바일폰의 문자로만 하다가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 밴드, 메신저, 페이스북, 유튜브와, 문자와는 달리 직접 통화에 이젠 영상통화까지 하는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쉽게 전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럴 때,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폰 문자에 익숙해진 우리들이라 하더라도 특별한 사연과 정성을 담은 ‘손편지’가 드물게 우리를 감동시키고 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학교에서 어버이날 부모에게 쓰게 하는 손편지, 아들이 군대를 가게 되면 훈련소에서 쓰는 손편지를 받아보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결혼을 하게 되면 부모가 자식에게 또는 자식이 부모에게 당부와 감사의 내용을 담아 보낸 간단한 손편지를 보면 그 진실성이 느껴지곤 하여 눈물을 흘리곤 한다.
시대의 뒤떨어진 퇴물로 취급받아 없어지는 것들도 많다. 그야말로 왕년에 소통의 대명사이고 그리운 낭만의 만남 장소였던 공중전화 부스와 또 우체통이 대표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급한 전화를 하기 위해 공중전화 부스에 죽 길게 늘어섰던 모습은 이젠 찾아볼 수가 없고, 문구점에서 우표를 사 뒷면에 침을 뭍이며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편지를 밀어 넣는 그 정겨운 모습은 아련한 추억의 모습이 되어 버렸다.
이 가을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겨운 손 편지를 한번 써 볼까?
연로하신 부모님에게 그동안 말하기 쑥스러워서 ‘사랑해요. 엄마, 아빠’라는 마음속의 얘기를 한 번도 전한 적이 없었다면 손편지 한장 끝 말미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는 한 장의 글을 써서 우편으로 보내드려 보자. 오랜만에 편지봉투를 뜯어보시며 자식의 정성어린 손 편지를 읽어보는 엄마, 아빠의 감회롭고 정겨운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대부분의 40~50대 부모가 한 번쯤은 경험했을 텐데, 아이가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아이를 심하게 야단치고 나서 밤새 마음이 안 좋아 새벽에 잠든 아이 방문을 열어보며 가슴 아파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어제 엄마가 너를 야단치고 나서 마음이 무척 아팠단다’ 등의 내용을 손편지로 적어 아이의 필통에 넣어 준다면 그 작은 마음 씀씀이가 아이에겐 큰 감동으로 전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리가 말로는 하기가 힘든 것을 글로는 표현할 수 있다. 이 깊어가는 가을에 손편지 쓰기를 통해서 우리들의 가정과 우리 주변의 삶이 훈훈해지고 행복해지기를 소망해 본다.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입력 : 2018년 11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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