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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며 빚진자의 삶을 살고 있는 김승주 목사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입력 : 2009년 11월 20일
↑↑ 한국호스피스협회 회장이자 안양호스피스선교회 회장 김승주 목사
ⓒ (주)경기헤럴드

살아있는 것에 감사하며 빚진자의 삶을 살고 있는 김승주 목사

사람은 한번 태어나면 반드시 죽기 마련이다. 모든 사람들이 사고사를 제외하고는 결국 노화나 질병으로 사망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전체인구의 1/4. 지금은 이른바 암 시대이다. 암과 같은 시한부 선고를 받고 죽음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도 외로워하고 두려워한다. 요즘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이 사회적 핫 이슈로 떠오르는 시점이고 호스피스가 그 대안(代案)으로 제시되고 있다.
지난 15년간을 이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보듬어 주는 호스피스봉사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호스피스협회 회장이자 안양호스피스선교회 회장 김승주 목사를 만났다.

생산적인 삶으로
6.25 세대가 대부분 그러하듯 어렸을 적의 특별한 기억이 없으면서 기억의 저편에서 아려오는 아픔들이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하고 있다. 김 목사 역시 서울에서 태어나 유년기에 6.25 전쟁을 겪었다. 당시는 전쟁과 함께 경제적 핍박, 사회적 혼란의 격동기였기에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가치관의 기저가 대부분 경제관념이었다.
그 역시 철이 들고 시민사회로 들어오면서 최대 관심사는 출세와 돈 뿐이었다. 그런 삶은 서른 다섯이 넘어서야 새로운 의식의 변화가 찾아왔다.
그는 아내의 권유로 종교를 갖게 되었고 신앙을 통해 자신이 ‘빚 진자’ 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삶 자체가 “빚을 지고 살고 있는 것” 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생활이 소비 지향적 삶이었기 때문에 인생 끝에서 틀림없이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진취적이고 생산적인 삶으로 방향을 바꾸기로 다짐했다.
무엇이 정말 잘 살고 인생의 참인가의 결론은 ‘나눔과 섬김의 삶’으로 그의 머릿속을 채웠다. 그러자 그는 10년간 몸담았던 ‘(주)신아화학’ 관리과장 직책을 뒤로하는 결심을 하고, 인생 이모작을 위해서 정중동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이듬해 목회자의 길을 걷기 위해 신학교의 문을 두드렸고 6년간의 신학 수련의 과정을 마쳤다.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써의 그에게 많은 시련을 안겨다 준 신학과정이었지만 인생을 두 번 산다는 생각에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마흔 두 살에 신학교육을 마친 그는 남은 인생은 사회적 약자들의 친구로 함께 뒹굴며 살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안양시 관양동에 참빛교회를 개척했다. 그곳은 성인보다는 주로 아들딸의 친구들인 학생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무엇보다 그는 학생들에게 참으로 잘 사는 길은 나눔과 섬김에 있음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실천적 방법으로 함께 보육원을 방문하여 형, 언니가 되어주기도 하고, 기저귀를 빨거나 놀아주도록 했다. 그리고 양로원과 노숙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자식과 손자가 되어 고독한 이들의 삶을 위로하고 나눔의 중요성을 피력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헌혈차를 교회로 불러 자신이 솔선수범하여 헌혈을 함으로써 집단헌혈을 추진하는 등 나눔의 생활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주었다.

사랑은 동사(動詞)임을 배우고
그들이 대학생이 되었을 때는 인생을 좀 더 진지하게 이해시키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길이 필요했다. 그러다 죽음의 과정을 돕는 호스피스 봉사가 있음을 알게 되었고 1995년에 자신부터 교육을 이수했다. 그 후 온 교우들에게 등록비를 대납해 주며 강제로 호스피스교육을 이수토록하고 용인에 있는 샘물호스피스로 단체 봉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3년여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그의 활동 소식을 접한 메트로병원(이사장 이대순)의 경영진으로 부터 협력 사업을 제의 받게 됐다.
그리하여 안양에서 존경받는 교계 어른 분들을 자문위원으로 모시고 연합기관인 ‘안양호스피스선교회’가 공식 출범했다.
그는 선교회 초기 약 4년 동안에는 환자들의 의료비를 전액 대납해 주기도 하였다. 대부분사람들이 평생을 돈 때문에 고통하며 살아왔고 또한 죽음 앞에서도 여전히 치료비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그는 죽음 앞에서만이라도 경제적 짐을 벗어나게 해 주고 싶었다.
지금은 재정상 어려움으로 정말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선별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때때로 그런 귀한 뜻을 이해하고 전폭적으로 신뢰하며 협력해주는 후원자. 봉사자들이 있어 너무나 고맙다고 한다.
그가 병원비를 대납해주고 돕는 것에 영향을 준 사람은 바로 성산 고 장기려 박사이다. 고 장기려 박사는 그가 호스피스를 시작하기 얼마전에 돌아 가셨지만 그분의 실천적 삶은 그의 가슴에 살아 있다. 그는 “장기려 박사님은 사랑이 명사가 아니라 동사임을 보여 주신 분이다. 설령 돈이 없어 퇴원을 못하는 환자가 생기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생기면 자신의 피를 뺄 정도로 상황과 현실에서 나눔과 배려를 몸으로 보여주신 분이다”며 자신 또한 평생에 그분을 닮고 싶다고 한다.
병원의 돌봄 사역을 하면서 호스피스 환우들에게 복지 사각지대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말기암을 선고받고 호스피스병동으로 입원하기 전 단계에 있는 분들은 아무 대책도 없이 가정이나 수양시설 같은 곳에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들은 불안, 절망으로 자살충동을 느끼기도 하고 때론 페닉상태로 인해 최대 위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이에 그는 그들을 위한 장소나 프로그램이 시급히 요구됨을 느꼈다.
그때 그는 뜻 있는 분들과 쉼터건립을 위한 천사운동을 전개하였고, 2007년부터는 화성시 비봉에 전원 주택형 “로뎀나무”쉼터를 운영하게 되었다. 물론 메트로병원과의 긴밀한 업무협력관계를 유지한 호스피스 쉼터시설이다.

그의 교육적 철학은 빚진자의 삶
입소자들은 쾌적한 환경과 촉탁의사 제도, 봉사자들의 따뜻한 보살핌, 그리고 예배를 통한 영적, 정서적 돌봄 등으로 빠르게 안정을 찾으며 인생의 마지막 과정을 의미 있게 보내게 된다. 그러다 병색이 짙고 상황이 악화되면 자연스럽게 메트로병원 호스피스병동으로의 입원이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 특화(特化)된 운영체계로 인하여 많은 입소신청이 있지만 제한된 공간으로 인하여 신청자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없어 안타깝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시설 확장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중에 있고, 뜻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위해 기도하며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김승주 목사 내외는 그곳에서 환우들과 함께 기거하고 있으며, 아침에는 안양 메트로병원으로 출근하여 병원 환우들을 돌보는 크나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호스피스 교육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누어 년 2회. 약 14주간 집중 교육을 실시한다. 지금까지의 수료생은 22기까지 모두 1,850명이 배출되었다. 현재는 23기가 교육 중에 있고 의왕시 시설관리공단과 안산요양보호사교육원에도 위탁교육을 실시 중에 있다.
그는 호스피스 교육을 받는 교육생들에게 “항상 빚진 자의 삶을 살아라. 많이 배운 자는 못 배운 자들 앞에서, 가진 자는 못가진자 앞에서, 그리고 건강한 사람은 병약한 자 앞에서 빚진 자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기능적인 것 뿐 아니라 삶의 가치관, 유언쓰기, 입관체험 등을 통하여 간접적 죽음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지난 시간들을 반추(反芻)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호스피스교육은 확실히 삶의 중간 결산적 의미가 있다.
그는 “호스피스는 자원봉사의 꽃이다. 사람의 생명보다 귀한 것은 없고 그것도 마지막에 서 있는 분들을 돌보아 드리는 봉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봉사자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게 하는 의미도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오늘날 김승주 목사 같은 ‘마음의 기부천사’가 많이 생긴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약력
서울출생
협성대학교 졸업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 졸업
대한 예수교 장로회 참빛교회 설립
목사 안수
(사)안양 호스피스선교회 회장
한국 호스피스협회 이사장, 회장 역임
한국 호스피스협회 회장
안양시장 상 수상(단체)
경기도지사 상 수상(단체)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장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장
저서 호스피스 병동24시, 호스피스총론 공동집필,
호스피스·완화의료 표준교육교재 공동집필



2017년 6월 15일 수정


송용순 기자 / sys5594@hanmail.net입력 : 2009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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