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구멍 난 국방기강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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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학박사 임종호
국가기강 중에서 국방기강은 어느 것보다도 확고히 확립되어야 한다. 긴급하거나 유사시에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방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최우선시 되고 있다. 곧 국방이 국력이 된다는 의미이다.
북한이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에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것은 자국을 보호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와 기강이 어느 나라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재래식 무기와 군기가 무너졌더라면 북한은 벌써 붕괴되어 지금과 같은 입지를 만들지 못했을 것이다.
반면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인권을 중시하면서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반면 각종 보안이나 의무의식에는 소홀해졌다. 한 번 무너진 기강은 다시 확립하려해도 쉽게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에 이러한 것을 일깨워준 사건이 몇 건 발생했다. 얼마 전 북한이 GP에 총격을 가했을 때 북한 도발을 위해 설치된 자동원격격말이 먹통이 되어 작동되지 않았다고 한다. 총의 부품인 공이 문제가 되어 격말되지 않았다는 기막힌 해명에 필자는 국방에 대해 위기 의식를 느꼈다. 이번 GP에 국한되면 다행이지만 많은 부대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다면 심각해도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다.
군 인권에 대해 수많은 단체들이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요구하면서도 군 기강에 대해서는 함구하는 모습이 한국 국방의 누수현상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듯하다. 군 복무를 한 많은 국민들은 유사시에 정말 전투라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의구심을 갖을 정도로 그야말로 소위 당나라 군대가 되어 가는 듯하다.
이외에도 NLL 해군 신형 검독수리 고속정 4척이 엔진 고장으로 활동이 정지되었다고 한다. 오래된 어선도 아직 잘 작동됨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적인 예산으로 투입된 고속정이 고장이라니 이게 정말 자주국방의 표본이 되는지 의구심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납품 과정에서 어떠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최전방을 수호하는 고속정이 고장이라니 어떠한 말로도 설명이 될 리가 없다.
더 기막힌 것은 수조 원대의 가치를 가진 ‘비궁’이라는 미사일 기술 UAE 유출 의혹과 국방과학연구소의 일부 연구원들이 국가기밀에 해당되는 기술들을 유출했다는 의혹이다. 안일해도 너무 안일한 국방은 이제부터라도 손을 봐야 한다. 떨어진 군기확립은 물론이고 군 간부들의 정신무장과 장병들의 국가관 확립이 무엇보다 요구되고 있다.
2019년 12월 중하순 국가정보원, 안보지원사령부, 방위사업청은 ADD 기밀 유출 사건을 간파했으나 경찰 신고는 넉 달 후인 지난 4월 21일에야 이뤄졌다고 한다. 모든 국가기관이 정지된 느낌이다. 국가기밀이 유출되어도 함흥차사이고 군에서 각종 사건이 일어나도 그에 대한 대처가 무능력, 무대응이니 그야말로 이만저만한 직무유기가 아니다.
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국방과 국가기관들이 이렇게 한심스러운 처지로 떨어졌는지 원인을 진단하고 확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책임자들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 군기확립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군에 산적한 문제와 의구심을 해소하여 군기강확립의 원년이 되어야 한다.
그전에는 군인이라고 하면 용감하고 든든한 마음이 있었다. 요즘에는 군인하면 왠지 불안하고 믿음이 덜 갈 뿐만 아니라 군대라는 명칭에도 나라를 지키고 수호한다는 개념이 희박해졌다. 그동안 진영논리로 엉망진창이 된 부서중의 으뜸이 국방이라는 안타까운 생각마저 든다. 정부의 눈치 보기는 물론 자신의 안위를 위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대보다 소에 치중하는 단체들의 소모전 및 사적인 이득을 위해 국가를 저버리는 행위 등등 국방을 헤치는 요소들을 제대로 제거해야 국민이 안심하고 믿는 든든한 자주국방이 될 것이다. |
경기헤럴드 기자 / rch2927@korea.com 입력 : 2020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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